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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방법, 시.
이번 포스팅에서 읽어볼 시는 김관식 시인의 [폐가에 부쳐]입니다.
오늘도 힘내서 시를 열심히 읽고, 쳇바퀴처럼 돌아가는 일상이 아닌 나선 계단을 올라가듯, 매일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고,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보자고요!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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길을 가다 보니
외딴집 한 채가 비어 있었다.
무슨 이 집의 연척이라도 되는 양
앞뒤를 한 바퀴 휘둘러보다.
구렁 난 지붕에는
풀 버섯이 같이 자라고
썩은새 추녀 끝엔 박쥐도 와서 달릴 듯하다.
먼지 낀 툇마루엔 진흙 자국만 인 찍혔는데
떨어진 문짝 찢어진 벽지 틈에서
퀴퀴한 냄새가 훅 끼치고
물이끼 퍼런 바가지 샘에
무당개구리 몇 놈이 얼른 숨는다.
이걸 가지곤
마른 강변에 덴 소 냅뛰듯
암만 바시대도
필경 먹고살 도리가 없어
별똥지기 천수답과 골아실 텃논이며
논배미 밭다랑이 다 버려둔 채
지게 품을 팔고
막벌이를 하더라도 도회지라야 한다고......
오쟁이 톡톡 털어 이른 아침을 지었을 게고
가다가 차 안에서 먹을 보리개떡도 쪘을 테지만
한번 떠난 뒤 소식이 없고
장독대 옆에
씨 떨어져 자라난 맨드라미 봉숭아꽃도 피었네.
돌각담 한 모퉁이 대추나무에
참새 한 마리 포르르 날아들어
심심파적으로 주인의 후일담을 말해주는 양
저 혼자 재재거리다 말고 간다.
찌는 말복철 저녁 샛때
귀창 터지거라
쓰르라미만 쓰라리게 울고 있더라.
제 포스팅이 온 세상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채우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가 되었다면 좋겠습니다.
이번 시도, 끝까지 함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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